85. 안산댁과의 이별 김삿갓이 進鳳山(진봉산) 泉石寺(천석사)에 머문 지도 어언 한 달이 넘었 고 다친 다리도 안산댁의 극진한 간호로 다 나았으니 이제는 떠나야 했다. 범어스님과 안산댁이 한사코 말렸지만 김삿갓은 훌훌 털고 산사를 내려 왔다. 안산댁이 못내 아쉬워하면서 어디로 가시느냐고 물었지만, 정처 없이 떠돌 아다니는 나그네가 어디로 갈지를 어찌 미리 알겠느냐고 대답하고, 자기의 생활철학과 인생행로를 나타내는 다음과 같은 시로서 惜別(석별)의 정을 표하였다. 솔바람 차게 부는 쓸쓸한 주막에 한가롭게 누워 있는 속세를 떠난 사람 산골이 가까우면 구름으로 벗을 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