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고전유머]2-26화 아들이 먼저 차지한 기생

eorks 2007. 3. 22. 08:04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
제2부 화류춘몽, 그 웃음과 눈물

(제2-26화)아들이 먼저 차지한 기생

     여색을 매우 좋아하는 시골 선비가 과거에 급제한 후 한 고을
   의 관장이 되어 부임해 갔다. 고을에 도착한 첫날 많은 기생들이
   나와 왔다갔다하면서 심부름을 하는데, 모두 곱고 예뻐서 마음
   에 들었다.
     그래서 밤에 부인에게 들어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
     "내 평생 여색을 좋아했지만 당신 말고 다른 여자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 매일 밤 잠 좀 자게 해달라는 당신만 붙잡고 하룻
   밤에도 몇 번씩 괴롭혔는데, 오늘 많은 기생들을 보니 매우 흐뭇
   합니다. 이제는 싫다는 당신을 억지로 못살게 굴지 않아도 되니
   참 좋네요."
     그러나 이 말을 들은 부인은 남편에게 화를 내면서 다음과 같
   이 걱정했다.
     "여보, 나는 괜찮다 치고 우리 저 외아들이 한창 독서할 나이
   인데 혹시 당신을 닮아 여색을 밝힌다면, 그 많은 기생들과 놀아
   나며 독서를 게을리 할 데니 그 일을 어떻게 하지요? 정말 걱정
   되네요."
     관장은 부인의 말을 듣고 역시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한참 동안
   궁리하다가 마침내 이런 꾀를 생각해 냈다.
     `내가 저 기생들을 모두 다 한번씩 접하고 나면, 아들놈이
   감히 아비가 접한 기생을 가까이하려고 들지 않겠지.'
     관장은 이튼날 아침 일찍 동헌에 나가 앉아 명령했다.
     "이리 오너라! 오늘은 다른 일들을 멈추고 먼저 모든 기생을
   빠짐없이 불러들여 명부에 있는 자례대로 하나씩 내 앞으로 들
   어와 현신하게 하라."
     이 명령에 따라 기생이 순서대로 들어오니, 관장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기생을 무릎 위에 앉힌 후, 입 한 번 맞추고 가슴에
   손을 넣어 유방을 만져 본 다음, 다시 기생의 치마 밑으로 손을
   넣어 사타구니 사이를 만진 뒤에야 내보내었다.
     이렇게 하여 모든 기생이 부친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해서,
   감히 아들이 기생들에게 접근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
   한 계책이었다.
     헌데, 아들이 이 광경을 보고는 크게 불평했다.
     "아니, 저러다간 내가 접근해 볼 수 있는 기생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 아닌가? 이러고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지."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아들도 마침내 한 계책을 생각해 냈다.
     `저기 차례를 기다리는 남은 기생 중에서 제일 어리고 예쁜
   기생을 하나 가려, 내가 먼저 데리고 가서 부친이 하는 것보다
   조금 더 진하게 해버리면, 부친이 그 기생에게는 손대지 못할 것
   아닌가? 결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을 한 아들은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는 기생들을 죽
   들러보았다. 그리고는 제일 예쁘고 어린 기생을 한 사람 골라 살
   짝 불러내 자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아들은 그 기생을 무릎
   위에 앉히고 입을 맞춘 다음, 저고리를 벗기고 치마와 바지끈을
   모두 풀고는 손을 바지 속으로 넣어 맨살을 만져 훑어내리면서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부친 앞에 나아가서 내가 이렇게 했다고 아뢰고 오늘 밤 내
   방으로 오너라! 내 말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는 다시 옷을 입혀 내보냈다.
     이 기생이 자기 차례가 되어 관장 앞에 들어가 엎드려 고하기
   를,
     "어르신, 조금 전에 작은서방님께서 소녀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이러이러하였습니다. 그러니 소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를 몰라 이렇게 아뢰옵나이다."
   라고 말하고는 관장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 말을 들은 관장은 크게 놀라면서 소리쳤다.
     "무엇이! 누가 어쪘다고? 아 그놈....그놈이 한 짓은 강아지
   같은 짓이로다. 허허! 하지만 그 계책과 빠른 동작은 매우 마음
   에 들기는 하네그려. 헌데 얘야, 네 얼굴이 너무나 잘생기고 예
   뻐서 매우 아깝다만 그러나 어찌겠느냐. 그냥 나가도록 하라."
     이렇게 말하며 관장은 지금까지 기생들과 하고 있던 일을 중
   지하고 기생들을 모두 물러가게 한 다음에 정상적인 업무를 시
   작했다.
     이날 밤, 관장이 부인 방으로 들어가니 부인이 말했다.
     "여보 영감, 낮에 보니 아들은 당신보다 더 심하던데요."
     "부인, 걱정하지 말아요. 내 당신을 좋아해 못살게 굴면서도
   과거에 급제하지 않았소."
     이렇게 말하면서 관장은 부인을 보고 웃었다.<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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