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光陰者百代之過客(광음자백대지과객)세월은 영원한 나그네 며칠 전만해도 산길을 걸으려면 등에 땀이 흘렀다. 그런데 가을이 어느새 산속 깊이 숨어들었는지,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 者百代之過客)"라 했던가. 거침없이 흘러가는 것이 세월인 듯싶었다. 얼마를 걸어오다 보니 40 가량 되어 보이는 사나이가 한 무덤 앞에 엎드려 통곡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인정 많은 김삿갓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에게 다가가 사연을 물었더니 얼마 전에 자식 놈이 죽었는데 이번에는 또 마누라가 죽었단다.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 보았지만 지금 그에게 무슨 말을 들려준들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