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靑春抱妓千金芥(청춘포기천금개)젊은 몸에 기생을 품으니 돈도 티끌 같고 가련의 방에서 술에 취하여 쓰러진 김삿갓은 정신없이 자다가 목이 타올라 깨어 나서 원앙금침 속에 누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저으기 놀랐다. 밤이 얼마나 깊었는지 모르지만 한편 구석으로 밀어 놓은 술상 위에서는 아 직도 등잔불이 방안을 희미하게 비춰주고 있는데 바로 옆에는 가련이 짐짓 잠들어 누어있는 것이 아닌가. 굶주린 매가 꿩을 덮친다(飢鷹抱雉;기응포치)는 말과 같이 김삿갓인들 오랫 동안 금 욕생활을 해 온 터에 맹렬히 용솟음쳐 오르는 욕망이 없을 수 있을 까마는, 그래도 선비의 체통은 지켜야겠기에 잠시 욕망을 누르고 조용히 가련을 품 어 안으며 다음과 같은 즉흥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