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天地者萬物之逆旅(천지자만물지역려)(하늘과 땅은 만물의 객주집이다) 秋月(추월)의 간절한 청을 받은 김삿갓은 반백의 나이에 북녘 변방에서 맞는 除夜(제야)의 감회와 함께 취흥과 시흥이 한데 어우러져 天地者萬物之逆旅 (천지자만물지역려=하늘과 땅은 만물의 객주집이다)라는 웅장한 제목을 먼 저 써서 長詩(장시)를 한 편 지어보려는 태세를 취하고, 추월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제1연을 다음과 같이 거침없이 써내려 갔다. 천지는 조물주가 만든 객줏집과 같은 것 말을 달리며 틈새로 엿보는 것 같도다. 낮과 밤이 두 개의 세계로 서로 엇갈려 눈 깜박할 사이에 오고 가고하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