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梅花의 고향 鐘城에서 (1) 김삿갓이 함경도 최북단의 종성을 찾은 것은 그 옛날 한때 인연을 맺었던 매화라는 기생을 잊지 못해서였다. 그는 헤어지면서 자기 고향은 종성이고 곧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니 후일 혹 종성에 들으시거든 꼭 찾아 달라고 했었다. 종성으로 향하는 김삿갓의 무딘 가슴에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얼마나 정겨운 여인이었던가. 시문에 능하여 바로 서로를 알았고, 매화라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우면 서도 다정다감했던 그였다. 애정이 깊어 가던 무렵 김삿갓은 그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읊어 보인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손 뿌리쳐 어울리기 어렵더니 자리를 같이 해 보니 쉽사리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