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萬二千峰歷歷遊(만이천봉력력유)일만 이천 봉 두루두루 노닐며 김삿갓은 오래도록 佛影庵에 머물면서 금강산을 속속들이 探勝했다. 대개는 공허스님과 동행했으나 때로는 혼자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 녀오기도 하였다. 공허스님과 동행할 때는 옛날 고승들의 偈頌과 逸話를 듣는 것이 다시 없는 즐거움 이었으나 혼자 다닐 때는 詩興이 새삼스러이 솟아올라 그 나름대로 즐거웠다. 욕심 없는 마음으로 자연 속을 거니노라면 그 날 그 날이 항상 즐거운 날(日日是好日)이다. 그래서 김삿갓은 혼자 다닐 때에도 금강산에 대 한 시를 여러 수 남겼다. 일만 이천 봉 두루두루 노닐며 ..